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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자원봉사 전문가 이야기] 노인의 지혜, 실종 두살배기 30분만에 찾다
550명 경찰·소방관도 못한 일 해낸 78세 日 오바타 하루오
CAIND
오바타 씨는 아이가 실종된 곳 주변에 산이 많고 애들이 실종되면 통상 높은 곳으로 올라간다는 점에 착안해 수색 지역을 특정해 빨리 찾을 수 있었다.


노인의 지혜, 실종 두살배기 30분만에 찾다
정욱 입력 2018.08.16.

550명 경찰·소방관도 못한 일 해낸 78세 日 오바타 하루오

실종된 2세 어린이를 찾은 오바타 하루오 씨가 발견 당시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 = 연합뉴스]

지난 12일 일본 야마구치현 시골마을 스오오시마에서 할아버지를 따라 동네 산책을 나섰던 후지모토 요시키 군이 실종됐다. 만 2세 어린이 실종 소식에 지역 경찰과 소방 인력 550명이 총동원돼 수색에 나섰다.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났지만 후지모토 군을 찾았다는 소식은 들려오지 않았다.

꼭 찾게 도와 달라는 후지모토 군 부모의 간절한 인터뷰를 접한 78세 오바타 하루오 씨는 가만있을 수 없었다. 서일본 호우 지역 자원봉사를 마치고 집에 돌아온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그는 다시 운전대를 잡고 야마구치현까지 300㎞를 달렸다.

14일 가족들과 만난 뒤 15일 오전 6시 수색에 나선 오바타 씨는 30분 만에 후지모토 군을 찾았다. 실종 68시간 만이다. 생존 가능성이 급격히 떨어지는 실종 후 72시간을 불과 4시간 남긴 때였다. 오바타 씨는 아이가 실종된 곳 주변에 산이 많고 애들이 실종되면 통상 높은 곳으로 올라간다는 점에 착안해 수색 지역을 특정해 빨리 찾을 수 있었다. 오바타 씨가 평소 재해 지역에서 다양한 자원봉사를 통해 축적한 경험이 큰 힘을 발휘했다. "예상보다 워낙 빨리 찾아서 나도 놀랐다"는 오바타 씨는 "후지모토 군이 '할아버지 저 여기 있어요'라고 말할 땐 심장이 멎는 듯했다"며 발견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전문 구조 인력 수백 명이 해내지 못한 일을 단 30분 만에 해낸 오바타 씨의 노익장이 일본 사회에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오바타 씨는 온천으로 유명한 오이타현 벳푸에서 조그만 생선가게를 했던 평범한 인물이다. 40대에 시작한 등산을 즐기게 되면서 동네 주변 산 등산로 정비를 한 것이 자원봉사와 연을 맺게 된 계기였다. 매달 7~8회씩 30~40㎏에 달하는 재료를 지고 산을 올라 무너진 등산로를 보수하거나 안내판을 고쳤다. 처음엔 등산을 즐길 수 있도록 해준 산에 보답을 해보자는 생각이었다. 오바타 씨는 "등산객들이 '할아버지 고맙습니다'라고 인사하는 말을 듣는 것도 좋았다"고 말했다. 2004년 니가타현 지진을 비롯해 간간이 구호 활동에 참여하기도 했지만 생업이 있는 상황에서 활동하기가 쉽지는 않았다. 2006년 66세를 맞아 생선가게를 접으면서 자원봉사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처음엔 '그동안 못 가본 곳을 가보자'며 도보로 일본 횡단여행에 나서 3개월간 3000㎞를 걸었다.

오바타 씨는 "길을 걸으며 배운 것도 부족하고 별것도 아닌 인간이지만 뭔가 사회에 도움이 되고 싶었다는 생각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이후 재난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갔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당시에는 500일간 피해 현장에 머물며 자원봉사를 하기도 했다. 지방자치단체 요청에 따라 당시 오바타 씨는 쓰나미로 쓸려온 물건 중에서 사진과 반지 등 피해자들에게 중요한 물품을 수집하는 '추억 수색대' 대장을 맡기도 했다. 아사히신문은 "당시 오바타 씨는 자원봉사자들 사이에 '사부'로 통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2016년 구마모토 지진 때는 오랜 자원봉사 경험을 살려 현지 구조센터 등에 조언을 하기도 했다. 지난달 서일본 호우 때는 피해가 가장 심각했던 히로시마에서 폭우로 쓸려내려온 토사를 치우는 작업을 했다.

오랜 자원봉사 생활 속에 나름 분명한 원칙도 생겼다. 자원봉사를 할 때는 본인 승합차에서 잠을 자는 등 모든 것을 본인 힘으로 해결한다. 관련한 모든 비용도 본인 연금에서 직접 해결한다. 피해자들에게 부담이 되는 일을 피하기 위해서다. 이번에도 후지모토 군 가족들이 샤워라도 하고 가라고 권했지만 "자원봉사자로서 그런 배려를 받을 수는 없다"며 거절했다.

항상 구조 현장에 갈 때는 피해자들에게 힘을 줄 수 있는 두건과 옷을 챙겨 가는 등 전문가급 지식도 갖췄다. 이번 수색작업에서도 아이를 발견한 뒤에 심리적 안정을 줄 수 있는 수단으로 사탕을 따로 챙겨간 사실이 알려져 주위를 놀라게 했다. "건강만 받쳐준다면 언제라도 이런 일이 벌어지면 달려가겠다"는 오바타 씨는 "무슨 일이든 강 건너 불 보듯 하지 말고 행동하는 사람이 늘었으면 하는 것이 소망"이라고 말했다.[도쿄 = 정욱 특파원]

서울시 명예시장/최고경험관리자/공학박사/한국방재안전학회 교육훈련센터장
GNDR(세계 시민사회 재난경감을 위한 자원봉사 네트워크) 한국대표
방재안전관리사 마스터 - 이태식 박사@Caind2018 817

 


 
기사입력: 2018/08/17 [10:16]  최종편집: ⓒ kdsn.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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