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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타임 4분인데… 못찾겠다, 심장충격기
- 피아니스트 살린 기적, 어디서든 가능할까… 서울 지하철역 등 점검해보니
CAIND
[단독]골든타임 4분인데… 못찾겠다, 심장충격기
    
   [동아일보] 피아니스트 살린 기적, 어디서든 가능할까… 서울 지하철역 등 점검해보니

어디 있는지 알겠습니까? 19일 서울 서초구의 한 대형 영화관 로비. 자동심장충격기(AED)가 있지만 별도 안내문이 없고 글자도 작아 좀처럼 찾기가 쉽지 않다. 지하철역과 다중이용시설에는 대부분 AED가 있지만 정작 비상시 이용이 쉽지 않은 경우도 많다. 영화관 로비의 AED는 왼쪽 팸플릿 진열대 바로 옆 벽에 부착돼 있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찾는 분들이 종종 있는데 매번 없다고 하려니 민망하네요.”

19일 오후 서울 강북구 우이신설선의 한 전철역에서 만난 역사 관계자가 멋쩍게 웃으며 말했다. 급성 심정지 때 응급조치에 쓰이는 자동심장충격기(AED) 위치를 묻자 돌아온 대답이다. 지난달 초 개통한 이곳에는 소화전 6개, 구호용품보관함 3개가 갖춰져 있다. 하지만 AED는 한 개도 없다.

우이신설선 역사에 AED를 반드시 설치해야 하는 건 아니다. 대합실 연면적 2000m² 이상, 하루 평균 이용자 1만 명 이상이라는 의무 설치 기준에 미달하기 때문이다. 우이신설선 이용자 중 30%는 만 65세 이상 고령자다. 승객 최모 씨(72)는 “사람이 규정에 맞춰서 장소를 골라 쓰러지는 건 아니지 않으냐”며 걱정했다. 우이신설경전철 관계자는 “구청이 AED를 확보했지만 비치까지는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예술의전당 사장을 지낸 김용배 추계예술대 교수(63)가 17일 연주회 도중 갑자기 쓰러졌다가 가까스로 목숨을 건진 사연(본보 19일자 A2면 참조)이 알려지면서 ‘AED’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당시 발 빠르게 심폐소생술을 해 김 교수를 살린 내과 전문의 김진용 씨(49·한국노바티스 전무)는 “흉부 압박만으로는 부족하다. AED가 있어야 심장을 다시 뛰게 할 수 있다. 당시 직원들이 AED 위치를 잘 알고 있어서 빠른 조치가 가능했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에게 온 기적이 우리 주위에서도 항상 일어날 것으로 기대할 수 있을까. 19일 본보 취재진이 수도권의 주요 지하철역과 아파트 단지, 대형마트 등을 확인한 결과 기대가 현실이 되기는 쉽지 않아 보였다.

가장 큰 문제는 공공장소에 설치된 AED의 수가 턱없이 적다는 것이다. 서울 송파구의 한 아파트단지는 1300채가 넘어 의무 설치(500채 이상) 대상이다. 하지만 아파트 입구 주민센터에 고작 1대만 설치됐다. 단지 내 가장 구석진 동에서 정문까지 걸어서 20분이나 걸려 긴급 상황에서 사용하기 어렵다.

신분당선 강남역의 경우 AED가 지하 2층의 한 귀퉁이에 설치돼 있었다. 한 층 아래인 승강장에서 AED 설치 장소까지 뛰어가도 3분이 걸렸다. 심정지 후 4분이 지나도록 심장이 다시 뛰지 않으면 뇌 손상이 시작된다. 승강장 주변에서 사고가 생길 경우 ‘골든타임’ 4분을 지키기가 어려워 보였다.

AED가 설치돼 있어도 눈에 잘 띄지 않거나 AED 위치 안내도 부실하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는 입구 안내 데스크 주변에 AED가 설치되어 있지만 주변에 박스가 수북이 쌓여 있어 잘 보이지 않았다. 마트 직원들도 AED의 위치에 대해 대부분 모르고 있었다. 관리 상태가 좋지 않아 작동 여부가 불분명해 보이는 사례도 적지 않다. 지하철 2호선 교대역의 AED는 환자의 가슴에 붙이는 패드가 상자 밖으로 삐져나온 채 어지럽게 흩어져 있었다.

중앙응급의료센터 홈페이지(www.e-gen.or.kr)에서 제공되는 AED 찾기 서비스도 정확도가 낮았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 A아파트의 경우 센터 홈페이지에서는 총 8대가 설치되어 있는 것으로 나와 있지만 실제로는 1대도 없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관리업체가 신고를 하지 않으면 업데이트가 잘 안 된다”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급성 심정지로 병원에 이송된 환자는 2만9832명이다. 이 가운데 일상생활이 가능할 정도로 뇌 기능을 회복한 비율은 4.2%에 불과하다.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의 회생 비율은 7∼9%다. 황성오 연세대 교수(응급의학)는 “AED 공공장소 설치 기준을 ‘빠른 걸음으로 2분 이내’로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심정지 사고가 자주 일어나는 장소를 파악해 추가로 비치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 AED(Automated External Defibrillator) ::
자동심장충격기 또는 자동제세동기로 불린다. 순간적인 전류충격으로 심장의 세동(細動), 즉 잔떨림을 제거하는 기계다. 심장마비는 심장이 제대로 뛰지 못하고 가늘게 떨고 있는 상태다. 이때 AED로 강한 전류를 흘려 심장을 완전히 멈추게 한 뒤 다시 정상 박동을 찾게 한다. 제세동기라는 이름이 어렵다는 의견에 따라 2015년부터 심장충격기로 많이 불린다.  
최지선 aurinko@donga.com·권기범 기자

서울시 명예시장/최고경험관리자/공학박사/한국방재안전학회 교육훈련센터장
GNDR(세계 시민사회 재난경감을 위한 자원봉사 네트워크) 한국대표
방재안전관리사 마스터 - 이태식 박사@Caind2017 10  22





 
기사입력: 2017/10/21 [11:22]  최종편집: ⓒ kdsn.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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