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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청의 비극…인권위 '산재 위험직종 실태 조사' 판박이
남양주 폭발 사고… 하청 노동자들의 일상과 실태
CAIND
[포착]하청의 비극…인권위 '산재 위험직종 실태 조사' 판박이
입력 2016-06-03
 
경기도 남양주 지하철 공사장 폭발 사고로 하청 근로자들이 희생돼 우리를 안타깝게 하고 있습니다. 되풀이되는 ‘하청 근로자의 죽음’은 안전조치가 무시되는 작업 환경, 과중한 작업량, 원청업체 부실 관리의 종합 결과물입니다. 이러한 지적은 새롭지도 않습니다. 건설 현장 하청 근로자들의 위험은 국가인권위원회가 2014년 10월 발표한 ‘산재 위험직종 실태조사’ 보고서에도 판박이처럼 담겨 있습니다.
 
 
경기도 남양주 지하철 공사장 하청 근로자 윤모(62)씨는 1일 폭발·붕괴 사고로 생을 마감할 때까지 열흘 넘게 하루도 쉬지 못한 채 일했다. 다른 건설 현장에서 일하던 윤씨는 2주 전쯤 진접역 공사장으로 옮겨 왔다. 도와 달라는 하청업체의 요청에 응했다고 한다. 현장은 쉴 틈 없이 일을 시켰다. 사고가 난 1일도 원래 쉬는 날이었다. 하지만 “바쁘니 나오라”는 연락을 받고 집을 나간 윤씨는 흙투성이 주검으로 돌아왔다.
 
 윤씨가 투입된 지하 15m 작업 현장은 유난히 비좁았다. 다리를 떠받치기 위한 구조물들을 촘촘히 박아놓은 탓이었다. 지하철 공사 경험이 많은 윤씨에게도 어려운 현장이었다. 그는 “사람들이 들어가면 꼼짝 못한다”는 얘기를 가족에게 두어 차례 했다. 최근에는 비 맞은 사람처럼 온몸이 흠뻑 젖어 귀가하곤 했다. 윤씨는 가족에게 “현장에 물이 많이 떨어진다”고 했고, 초여름처럼 더운 날임에도 “벌벌 떨면서 일했다”고 말했다.
윤씨는 지하철 공사장을 비롯해 오랫동안 건설 현장에서 일했다. 이번에는 유달리 힘든 기색을 많이 보였다고 한다. 2일 오전 남양주 한양병원 장례식장에서 만난 딸(34)은 “(아버지의 말을 들을 때마다) 마음이 정말 아팠다”고 말했다.
아직 빈소가 차려지지 않은 장례식장 한 구석 소파에 윤씨의 아내(60)는 거의 실신 상태로 주저앉아 있었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들은 유족들에게 “작업장에서 담배를 피운 누군가의 일탈로 폭발했을지 모른다”거나 “용접을 시킨 적이 없고 용접 시간도 아니었다”고 말했다고 한다. 윤씨 가족은 “죽은 사람한테 뒤집어씌우려고 한다”고 말했다. 윤씨를 비롯한 남양주 지하철 공사장 사고 사망자 4명과 서울지하철 2호선 구의역 사고 사망자인 19세 수리공은 모두 하청 근로자였다.

되풀이되는 ‘하청 근로자의 죽음’은 안전조치가 무시되는 작업 환경, 과중한 작업량, 원청업체 부실 관리의 종합 결과물이다. 게다가 이러한 지적은 새롭지도 않다. 건설 현장 하청 근로자들의 위험은 국가인권위원회가 2014년 10월 발표한 ‘산재 위험직종 실태조사’ 보고서에 판박이처럼 담겨 있었다.
하청 근로자들이 매일 위태로운 현장으로 내몰리는 건 발주처와 원청업체가 ‘돈의 논리’를 앞세워 개선보다 책임 떠넘기기에 골몰하기 때문이다. 서울과학기술대 안전공학과 박종일 교수는 “제재가 약하고 안전보다는 효율성, 즉 돈을 중시하다보니 문제가 반복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2013년 7월 강물 범람으로 교량 작업자 7명이 사망한 ‘서울 노량진 수몰사고’ 당시 하청업체 담당자는 구속됐지만 원청업체 측은 집행유예, 발주자는 무죄를 받았다.
경기도 남양주경찰서는 수사 브리핑을 통해 사상자 14명이 시공사인 포스코건설의 하청업체인 매일ENC와 16만∼18만원의 일당을 받는 계약관계를 맺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이들 중 3명만이 용접공이었고 나머지 11명은 용접 자격증이 없는 일용직 철근공과 굴착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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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주 폭발 사고… 하청 노동자들의 일상과 실태
15m 지하 작업장 가는 길 어깨 닿을 것 같은 좁은 공간 철근 계단 오를때마다 위험
입력 2016-06-02



남양주 폭발 사고… 하청 노동자들의 일상과 실태 기사의 사진

경찰 과학수사팀이 2일 오후 14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경기도 남양주시 지하철 공사장 붕괴사고 현장에서 감식을 위해 허리에 로프를 매고 지하로 내려가고 있다. 뉴시스
   
경기도 남양주시 진접읍의 지하철 공사 현장에서 목숨을 잃거나 다친 근로자 14명은 모두 시공사의 하청업체와 계약을 맺은 일용직 근로자였다. 또 다른 하청업체 근로자 김모(19)씨는 지난달 28일 서울지하철 2호선 구의역 승강장에서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다 숨졌다. 하청 근로자들이 잇따라 목숨을 잃거나 다치면서 하청업체와 원청업체 등이 안전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체들이 안전 관리를 외면하는 가운데, 하청업체 근로자들만 위험한 현장에 '홀로' 남겨지고 있다. 
남양주 사고 현장, 원래 위험했다
“지하 작업장에 내려가는 게 위험하다고 생각했는데 우리가 건의할 처지는 안 됐죠.” 남양주 사고 현장에서 호흡 곤란을 호소해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근로자 안모(60)씨는 2일 “작업장이 원래 위험했다”고 말했다.
이들이 지하 15m 지점에 내려가 작업한 장소는 모두 2곳이다. 안씨는 사고가 나지 않은 반대편 지하에서 작업하고 있었다. 1일 오전 작업을 시작하자마자 ‘쾅’하는 폭발음과 함께 작업장 내부의 전등이 모두 꺼졌다고 한다. 연기가 자욱했고 가스 냄새 같은 게 많이 났다고 했다. 안씨는 “숨쉬기가 어려워 질식사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지하 작업장에 내려가는 통로는 겨우 성인 남성의 어깨넓이 정도라고 한다. 통로는 지하 공간과 수직으로 연결돼 있고 이 통로의 벽에 철근을 용접해 발 디딜 곳을 만들었다. 안씨는 “계단을 오르내리며 위험을 많이 느꼈다. 아주 열악한 환경이었다”고 기억했다. 안씨는 하루 18만원씩 받고 이 현장에서 일하기로 했었는데 일을 시작한 지 9일째 되는 날 사고가 터졌다.
유독 하청 근로자들에게 사고가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이유는 뭘까. 국가인권위원회가 2014년 10월 발표한 ‘산재 위험직종 실태조사’에 따르면 하청업체 근로자들은 원청업체 근로자보다 더 위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하청업체 근로자들의 산업재해 위험이 더 큰 이유로는 ‘더 많은 작업량’ ‘위험한 업무 담당’ ‘안전조치 미흡’ 등이 꼽혔다.
산업재해로 인한 사망자는 매년 줄고 있지만 사망자 중 하청 근로자 사망 비율은 계속 늘고 있는 상황이다. 2012년 1134명이던 산업재해 사망자는 지난해 955명으로 줄었다. 하지만 2012년 사망자 중 37.7%를 차지했던 하청 근로자는 지난해 6월 40.2%로 늘었다.
열악한 하청 업체 근로자의 세계
‘위험’을 감수하고 있는 하청 근로자는 얼마나 되고 그들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2014년 기준 하청 근로자는 최소 100만명으로 추정된다. 고용노동부는 매년 ‘고용 형태별 근로실태 조사’를 발표하지만 이를 통해 원청업체 근로자와 하청 근로자를 파악할 수는 없다. 근로자가 속한 사업체 이름만으로 하청 여부를 파악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시균 한국고용정보원 연구위원은 지난해 고용노동부의 기업 데이터와 고용보험 가입 현황 등을 분석해 원·하청 고용 구조를 분석했다. 이 연구에 따르면 2014년 기준 하청업체는 2만3068개, 고용보험에 가입된 근로자는 약 100만1000명이다. 반면 원청 업체는 365개이고 고용보험에 가입된 근로자는 68만3000명이다. 고용보험에 가입된 근로자만으로 추정했을 뿐이다. 고용보험에 가입하지 않는 소규모 하청업체 근로자들까지 감안하면 실제로는 그 규모가 훨씬 클 것으로 분석된다. 하청 근로자 비율이 높은 업종은 조선·1차금속·전력·기계·자동차 등이다.
하청 근로자들의 근로조건은 어떨까. 안주엽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의 연구(2013년 6월 기준)에 따르면 하청 근로자들의 임금은 원청업체 근로자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원청 업체 근로자는 월평균 560만원을 받는데 하청 근로자는 286만원을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3차 이상 하청업체 근로자는 월평균 236만원으로 원청업체 근로자의 42% 수준이다. 하청업체에는 노조도 거의 없다. 원청업체의 노동조합 가입 비중은 40% 수준이지만 하청업체는 7% 수준에 불과했다.
하청 근로자 여모(28)씨는 “원청이 귀찮고 위험한건 다 하청에 떠넘기는데 안전도, 임금도 너무 열악하다”며 “그렇다고 일을 안 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고 했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하청 근로자들에게 더 많은 일이 더 위험하게 쏠리고 있다”며 “그러나 모두가 하청 근로자들의 열악한 상황은 외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판 이가현 기자 pan@kmib.co.kr

연세대학교 방재안전관리연구센터/한국방재안전관리사중앙회
방재안전관리사 이태식 박사@Caind2016 603


방재안전관리사는 UNISDR에서 실시하는 '재해에 강한 도시 만들기 캠페인'을 지지하며 지원하여, 세계적인 안전도시를 지방자치단체가 만들도록 후원합니다.          

 
기사입력: 2016/06/03 [10:14]  최종편집: ⓒ kdsn.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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