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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령 “1000만 시민 아이디어, 디지로그 통해 연결을”
- 박원순 묻고 이어령 답하다
CAIND
이어령 “1000만 시민 아이디어, 디지로그 통해 연결을”
 
 [중앙일보] 입력 2016.05.18 .
서울 Made in U ① 시민을 행정PD로 키우자

최영필(30·마포구 공덕동)씨는 집 근처의 주차 공간이 부족해 퇴근이 늦어지면 불법 주차를 하기 일쑤다. 최씨는 “행정기관에 문의해도 어떻게 주차할 수 있는지 마땅한 답변을 얻지 못한다”고 말했다. 서울시민 1000만 명은 각기 다른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이처럼 공공기관이 모두 해결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서울, 메이드 인 유(Made in U)’는 이 같은 문제를 풀어보고자 기획한 코너다. 서울시의 각종 문제들을 시민이 발견하고 개선 방안까지 직접 모색해 보도록 하려는 시도다. 그 첫 회로 대한민국의 대표 지성의 대담을 싣는다. 평론가·언론인·문화부 장관 등을 역임한 이어령 한중일비교문화연구소 이사장과 다양한 시민사회활동을 경험한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 9일 집단지성과 행정의 만남에 대해 얘기했다.
 
박원순 묻고 이어령 답하다
| 서울, 문맹률 낮고 인터넷 빨라
집단지성 활용하기 좋은 도시
 .
서울 평창동 영인문학관에서 9일 박원순 서울시장(왼쪽)과 이어령 한중일비교문화연구소 이사장이 만났다. 박 시장이 “서울시의 문제를 시민과 함께 풀어낼 수 있는 방법을 구한다”며 조언을 청하자 이 이사장은 “1000만 시민의 집단지성을 활용하는 공간을 만들면 과제들의 해법을 찾을 수 있다”고 답했다. [사진 김현동 기자]
.
박원순 시장(이하 박): 오랜만에 뵙습니다. 여전히 정정하십니다.
이어령 이사장(이하 이): 많이 바쁜 것으로 압니다. 저도 공직에 있을 때 시간을 분(分) 단위로 쪼개 썼습니다.
박: 1000만 명의 도시 서울은 저출산·고령화·실업 등 많은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시장으로 일해 보니 행정력만으로는 한계가 있음을 느낍니다.
이: 인구는 사람의 입(人口)이라는 뜻인데, 1000만이 넘는 ‘먹는 입’과 ‘말하는 입’을 떠올려 보니 박 시장이 느끼는 시정의 스트레스를 알 것 같습니다. 그런데 입을 머리로 바꿔 봅시다. ‘서울에 1000만의 두뇌가 있다’고 생각하면 해법도 생깁니다. 세계에서 가장 낮은 문맹률과 빠르고 공짜인 인터넷망 등의 좋은 조건을 이용해 집단지성(集團知性)을 살려보면 어떨까요.

| 여론조사·설문 방식으론 안 돼
다른 생각들 모을 개방형 공간 필요

박: 시민들의 집단지성을 참여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이 궁금합니다,
이: 논어에 ‘세 사람이 길을 같이 걸어가면 그중에 반드시 내 스승이 있다’는 말이 있습니다. 서로 모르는 사람들을 동행자가 되게 하는 길을 만들어주는 겁니다. 남은 음식을 버리기 위해 고민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음식이 없어 배고파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스마트폰을 이용한 ‘우버’처럼 이를 연결하는 ‘매칭(matching) 프로그램’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박: 공감합니다. 서울시도 시민들의 의견을 청취하기 위해 온라인 여론조사도 도입했습니다.
이: 집단지성을 활용하려면 여론조사 방식이나 설문 같은 것으로는 안 됩니다. 각기 다른 생각이나 체험들을 무작위로 빅데이터화해야 합니다. 이 데이터들을 생활에 적용시킬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운영해야 합니다. 그런데 블로그나 카카오톡은 아는 사람들만 모여 이른바 ‘에코체임버(공명을 일으키는 밀실)’를 만드는 한계가 있습니다. 개방형에서 폐쇄형이 되고 결국은 1000만 명이 모여도 한 사람이 있는 것과 같은 획일화한 생각밖에는 나오지 않습니다.
박: 그렇다면 어떤 방법이 있습니까.
이: 테드(TED·‘널리 퍼져야 할 아이디어’를 모토로 정치·교육·예술 등의 다양한 주제로 열리는 미국의 공개 강연회)처럼 누구나 개방된 공간에서 자신의 아이디어를 발표하고 이에 공감하는 사람을 모으는 겁니다. ‘디지로그(디지털+아날로그)’식으로 온라인·오프라인의 두 공간을 통해 진행하면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퍼지는 과정 속에서 1000만 두뇌가 자극 받아 활성화됩니다. 이를 통해 요즘 각 지자체가 찾고 있는 실업대책도 마련할 수 있을 것입니다.

| 공무원은 스스로 천리마 아닌
천리마 알아보는 ‘백락’ 되어야

박: 1000만 두뇌를 자극시킨다는 것은 매력적인 이야기입니다. 서울시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합니까.

이: 공무원은 천리마가 아니라 천리마를 알아보는 백락(伯樂·중국 주나라의 말 감정사)이 돼야 합니다. 숨어있는 창조적인 시민을 얼마나 찾아내는지가 도시의 경쟁력을 만듭니다. 또 서울에 낯선 사람들과 접속해 우리가 보지 못하는 서울의 모습을 읽는다면 새로운 변화가 일어날 수 있습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서울시민의 생활양식도 ‘개인의 아파트먼트(apartment)’에서 ‘공유의 컴파트먼트(compartment)’로 바뀌게 됩니다. 가로수 등의 나무들을 온라인을 통해 사용권을 부여하는 것은 어떻겠습니까. 이를 탄생목으로, 커플목으로 일정 기간 동안 자신의 상징목으로 삼는 것입니다. 이른바 ‘토포필리아(장소애·場所愛)’가 생겨나게 되지요. 이와 함께 1000만 시민이 경험한 다양한 체험들을 모아 서울시의 네트워크 스토리 박물관에 올리는 것도 제안합니다. 1000만인의 귀중한 자서전이 모이면 활용도가 무궁무진합니다. 영화감독이나 소설가·광고업자에게 판매할 수도 있겠죠.
박: 오늘 말씀해주신 것을 다 외워야 하는데 큰일입니다. (웃음)
이: 다음에는 조금 더 길게 시간을 내 시장님의 아이디어 99퍼센트에 제 1퍼센트를 보태드리겠습니다. 정리=유성운 기자 pirate@joongang.co.kr 사진=김현동 기자 .

연세대학교 방재안전관리연구센터/한국방재안전관리사중앙회
방재안전관리사 이태식 박사@Caind2016 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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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6/05/18 [09:26]  최종편집: ⓒ kdsn.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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