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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학버스 참변과 미국의 '비밀병기'
신호등이 없어도 사람들이 건널목에 서있으면 차들이 알아서 정지합니다.
CAIND
통학버스 참변과 미국의 '비밀병기'

노컷뉴스 | 입력 2015.03.11

[CBS노컷뉴스 이기범 기자]
쓸로몬은 쓸모있는 것만을 '즐겨찾기' 하는 사람들을 칭하는 '신조어' 입니다. 풍부한 맥락과 깊이있는 뉴스를 공유할게요. '쓸모 없는 뉴스'는 가라! [편집자 주]


지난 10일 경기도 광주에서 네살배기 '아기'가 숨졌습니다. 자기가 다니던 어린이집 통학버스에 치였기 때문이죠. 더욱 안타까운 것은 인솔교사나 운전기사가 사고가 난 줄도 몰라서 '아기'는 어린이집 앞에서 7분간 방치된 채 있다가 숨졌다는 점입니다.
통학버스에 의한 어린이 사망사고를 막고자 만들어진 이른바 '세림이법'이 시행 한달 남짓 지난 시점에서 또다시 세림이와 똑같은 사고가 발생한거죠. 세림이 아빠는 CBS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에 출연해 "사고가 난 날이 바로 세림이 생일이었다"면서 똑같은 사고가 반복되는데 대해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우리는 왜 이런 사고를 막지 못하는 걸까요? 왜 여전히 사고가 나야 법 만들고 호들갑 떨고 시간 지나면 잊혀지고 되돌아 오는 '악순환'을 반복하는 걸까요? 그 이유는 모르겠습니다. 다만 제가 몇년 동안 생활했던 미국의 평범한 동네 얘기를 꺼내보겠습니다.
제가 머물던 곳은 미국 버지니아주 비엔나라는 동네입니다. 중산층이 살고 있는 동네죠. 워싱턴DC에서 자동차로 20분 정도 떨어진 곳입니다. 제가 살던 집 바로 앞에 큰 길을 사이에 두고 초등학교가 있었습니다. 창문을 통해 보면 큰 길과 건널목, 초등학교 건물이 훤히 보여 등하교길을 저절로 눈여겨 보게 됩니다.
우리나라와 큰 차이점은 건널목 표정입니다. 신호등이 없어도 사람들이 건널목에 서있으면 차들이 알아서 정지합니다. 간혹 그렇지 않은 운전자도 있지만 거의 대부분이 '사람 먼저, 자동차는 나중에'라는 인식이 박혀 있습니다.




여기에 건널목 자원 봉사하시는 분이 있습니다. 방학을 제외하고 등하교 때는 매일 건널목 교통정리를 해줍니다. 사진에서 보면 제복을 입은 아주머니 한분이 교통정리를 해주고 있는데 경찰도 아니고 모범운전자도 아닙니다. 그냥 자원봉사자입니다. 학기말이 되면 간단한 선물을 할 뿐 학교나 학부모로부터 보수는 받지 않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오는 학생들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와 다른 점은 횡단보도를 건널 때는 자전거에서 내려 걸어간다는 것과 반드시 헬멧을 착용한다는 점입니다. '위험한 것도 잘해내는 것이 능력'이라는 우리나라 인식과는 달리 '돌다리도 두드려 건너야 한다'는 생각이 어릴 때부터 몸에 배어 있습니다.
스쿨버스로 학교를 오는 학생들도 많습니다. 우선 미국의 스쿨버스는 모두 노란색입니다. 소형 버스는 없고 대부분 대형입니다. 버스가 정차하면 버스 옆구리에서 '스톱' 간판이 펼쳐집니다. 이 간판이 펼쳐져 있으면 뒤따르던 자동차들은 정지해야 합니다. 만약 도로가 중앙분리대가 없는 좁은 도로라면 반대편 차량까지 정지해야 합니다. 스쿨버스 문이 닫히고 스톱 간판이 접혀지고 나서야 나머지 자동차들은 운행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주행중인 스쿨버스를 추월해서도 안됩니다. 버스가 사거리 모퉁이에 정차해 있으면 네방면 차량 모두 정지해야 합니다. 이런 규정들을 어길 경우 제가 살던 지역은 '부주의 운전' 혐의로 입건돼 최하 12개월의 징역형이나 벌금 2,500달러(또는 징역형 벌금형 둘 다 받을 수 있습니다)를 받게 되고 벌점 4점도 받습니다.




미국의 스쿨버스에는 '비밀병기'가 있습니다. 버스 앞유리창 밑 범퍼에 설치된 '안전막대'(세이프 가드)입니다. 버스가 정차해 문을 열고 옆구리 '스톱' 간판이 펼쳐지면 평소 앞유리창 밑에 접혀 있던 안전막대는 90도로 펼쳐집니다. 마치 '톱상어'의 톱처럼 버스 전면으로 비쭉 튀어나오는 거죠. 어떤 역할이냐구요? 어린이들이 버스 바로 앞으로 지나가지 못하게 하는 역할을 합니다.
버스 앞유리창 밑은 운전자에게는 사각지대입니다. 이번 경기도 광주시 어린이집 버스 사고도 이런 경우입니다. 통학버스에 안전막대만 있었서도 피할 수 있었던 사고였다고 봅니다. 미국 학교에서는 이같은 사고를 막고자 아이들에게도 스쿨버스와 열걸음 떨어진 뒤에 길을 건너도록 교육시키고 있습니다. 대략 열걸음이면 3미터입니다. 미국 대부분의 주에서 스쿨버스 주변 3미터를 '위험지역'으로 설정하고 있습니다.
또한 아동들은 반드시 버스 앞쪽을 통과해 길을 건너도록 하고 있습니다. 스쿨버스 운전기사의 허락을 받고 말이죠. 스쿨버스 뒤를 통과할 경우 운전기사의 눈길에서 벗어나기 때문입니다.
스쿨버스 운전기사들은 아동들을 대상으로 '교통안전교육'도 실시합니다. 스쿨버스를 운전하기 위해서는 전과조회를 통과하고 신체검사와 약물검사도 거쳐야 합니다. 또한 응급조치와 심폐소생술 등을 교육받습니다. 물론 운전면허는 기본이구요. 스쿨버스 기사가 된 뒤에도 약물검사와 재교육을 받아야 자격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운전기사 한사람만으로 될까요? 보조인력이 있습니다. 흔히 '패트롤'로 불렀는데 같은 또래 아이들 가운데 봉사를 자청한 아동들입니다. 이 아이들은 남보다 일찍 등교해 운전기사와 함께 스쿨버스를 타고 동네를 돕니다.
패트롤이 가장 먼저 내려 하차를 돕고, 승차는 가장 나중에 하면서 안전 지킴이 역할을 합니다. '패트롤'들은 군대 갔다온 남성들이 흔히 '엑스반도'라고 부르는 반사 밴드를 몸에 두르고 다니는데, 학년 초가 되면 아이들이 서로 '패트롤'하겠다고 나설 정도로 인기가 높습니다. 패트롤들은 스쿨버스 뿐만 아니라 건널목에서도 교통정리를 보조합니다.
부모의 자동차로 학교에 도착하는 아동들은 정해진 주차장에서 내려야 합니다. 만약 학교 현관문 앞에서 내리려면 반드시 지정된 지점에서만 내려야 합니다. 자동차가 현관문 주변에 길게 늘어서 있다면 자기 차례가 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지정된 지점에 도착하고 나서야 하차해야 합니다. 대충 하차지점 주변에 차를 세워놓고 아이들을 내려주는 법이 없습니다. 하차지점에서는 역시 패트롤들이 안전유도를 합니다.
지금까지 말씀드린 내용은 우리나라에서 이미 시행되고 있는 것도 있고 알고도 못(안)하는 것도 있고, 또 그대로 따라하기에는 우리 현실과 맞지 않는 부분도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의 생명과 안전보다 더 귀한 것이 어디 있겠습니까? 더구나 미래세대들의 안전이라면 무엇과 바꿀 수 있겠습니까? CBS노컷뉴스 이기범 기자 hope@cbs.co.kr

연세대학교 방재안전관리연구센터/한국방재안전관리사중앙회
방재안전관리사 이태식 박사@Caind2015 3 11


방재안전관리사는 UNISDR에서 실시하는 '재해에 강한 도시 만들기 캠페인'을 지지하며 지원하여, 세계적인 안전도시를 지방자치단체가 만들도록 후원합니다.   



 
기사입력: 2015/03/11 [17:27]  최종편집: ⓒ kdsn.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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