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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을 버린 재난관리책임기관
공사현장에 방재안전관리사가 필요한 이유
CAIND
공사현장에 방재안전관리사가 필요한 이유
 
- 철도시설공단이 임대아파트단지 공원에 환기구 설치공사를 강행하려 하다.

철도시설공단이 판교신도시 임대아파트 단지에 예고도 없이 KTX 수직환기구 설치공사를 강행하려 해 주민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1일 철도시설공단과 경기 성남시 등에 따르면 철도시설공단은 최근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 판교신도시 봇들마을 6단지 임대아파트 단지 공원 한가운데에서 느닷없이 수서∼평택 KTX 수직환기구 설치공사를 시작했다.
 
이곳은 지난해 4월부터 입주를 시작해 1300여가구가 거주하는 대규모 임대아파트 단지다. 수서∼평택 고속철은 경부철도 서울∼시흥의 병목현상 해소 등을 위해 2014년 준공목표로 3조9017억원의 예산을 들여 공단 측이 2008년 시작한 국철 사업이다.
 

 
철도시설공단이 KTX 수직환기구를 설치하려고 한 경기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 판교신도시 봇들마을 6단지 임대아파트 단지 공원.

상황은 이렇다.
 
시공을 맡은 D사는 지난달 14일과 21일 두 차례 주민설명회를 열고 23일 오전 트럭 등을 현장으로 몰고왔다. 아파트 주민들은 "지난달 14일이 토요일인 점을 노린 시공사 측의 꼼수로 설명회에 30명 정도밖에 참석하지 못했다"며 "그래서 주민들의 항의가 거세 2차 설명회가 열려 200여명이 공사에 반대했는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공사를 밀어붙이고 있다"고 전했다.
 
수직 환기구는 지하노선을 달릴 고속철도의 환기와 비상 탈출구 확보를 위해 설치되는 것으로, 지름 13m에 깊이는 60m에 달한다.
 
국책사업으로 펼쳐지는 사업이지만 공사기간에 각종 먼지가 발생하는 것은 물론 60m 넘게 땅을 파내는 과정에서 소음과 진동이 불가피하다.
 
특히 단지 내 610동의 경우 공사 지역에서 불과 30m밖에 떨어지지 않아 공사로 인한 피해가 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주민들은 극렬하게 반발하며 환기구 설치공사를 저지했다. 이 공사는 시작되지 못한 채 잠정 중단된 상태다. 주민들은 황당하다 못해 분하다는 입장이다.
 
주민 김모(42·회사원)씨는 "입주 1년이 지나도록 아무런 말이 없다가 공사 일주일 전에 통보하고 공사를 강행하는 경우를 누가 이해할 수 있겠느냐"면서 "공사기간 내내 입게 될 피해에 대한 보상 언급은 한마디도 없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주부 장모(38·여)씨도 "KTX 환기구가 들어서는 지역은 아이들이 매일같이 뛰놀고 노인들이 산책하는 아파트 안 공원인데 한순간에 공사판으로 만들겠다는 것을 용납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하며 공단과 시공사 측을 비난했다.
 
6단지 관리주체인 LH 측도 "전혀 몰랐던 부분이며 사전에 알았더라면 주민들에게 고지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철도시설공단 관계자는 "인근 주민들에게 꼭 사전에 알려야 할 의무나 규정은 없다"며 "주민들이 우려하는 것처럼 피해가 그리 크진 않을 것이고,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노력하겠다"며 공사 강행 의지를 밝혔다.
 
--------
 
누구를 위한 공사인가?
 
공사현장은 오래전부터 특권계층을 위한 공사로 전락하여 버렸다. 이왕에 구멍을 낼려면, 특권계층이 사는 지역에 솔선수범하여 뚫어야지, 왜 LH공사에서 관리하는 대규모 영구임대주택의 작은 아파트공원인가? 왜 옆에 있는 하천바닥에다 뚫지 영구주택 앞마당에다가 뚫는가?
 
이는 주민의 안전과 행복을 생각하는 방재안전관리사가 공사업체에 없고, 공사관리업체에 없기 때문이다.
 
현재의 모든 공사는 공사현장 안쪽만 관리하지, 바깥쪽의 안전을 위한 예산은 사실상 없다. 민원이 발생하고, 오랜 시간동안 시위를 거쳐야 대응하는 소극적 태도를 보이는 것이 현실이다. 이렇다 보니 공사가 발생하고 나면, 공사기간동안과 공사후 '해당 지역은 가장 안전한 지역으로부터 가장 위험한 지역'으로 변한다.
 
앞뒤가 안 맞는다, 국민을 위한 주택과 기간시설 공사라고 하지만, 정작 사고의 위험성이 증가하고, 인간 안보(Human Security)를 생각하는 것이 아닌, 힘의 논리가 작동하기 시작한다.
 
이미 국가의 다양한 공사들로 인하여 우리나라 '방재안전관리'는 무너지고 있다. 급변하는 환경과 이웃을 고려하지 않은 1/3쪽의 공사는 부실을 자초하고 있고, 반쪽도 못되는 공사의 성공으로 사회는 사람이 사는 곳이 아닌, 사람이 만든 시설물이 사는 사회로 변질되어 버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현대적 첨단시설이 들어서면, 인간안보가 위협을 받는다. 자연환경이 파괴되고, 사회환경이 파괴되고, 인간환경이 파괴된다. 우리는 이러한 '국가의 건설현장에서 발생하고 있는 파괴행위'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살아가고 있다. 이는 마치 '개구리를 냄비에 넣고 서서히 끓여서 죽이는 방법'과 마찬가지이다.
 
이제 방재안전관리사가 우리의 급변하는 환경과 우리의 이웃의 안전과 행복을 고민하면서, 건설하는 사회를 만들 것을 요청한다.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에서 명시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할 수 있는 공사가 철도시설공단과 한국LH공사 등에서 지속되기를 바란다.
 
방재안전관리가 없는 '재난관리책임기관'이 우리나라의 공공기관으로 서있는 한, 우리나라의 미래는 어둡다. 시민과 공사기관과 환경이 다함께 즐거워할 수 있는 공사로 변화하기를 기대하여 본다.
 
철도시설공단(2011)과 한국토지주택공사(2012)가 재난관리책임기관 표창을 받게 되었다는 것은, 재난관리 평가를 하여 좋은 결과가 나와서 상을 준 결과가 되버린 본인에게는 이 사건은 안타까운 일이다.
 
국민을 위한 공사를 하려면, 지하에서 나오는 바람을 이용한 '사계절 녹색채소'를 임대주택에 무료로 제공할 수 있는 채소재배시설을 멋있게 만든다면 상황은 달라졌을 것이다.

연세대학교 방재안전관리연구센터/한국방재안전관리사중앙회

방재안전관리사 이태식 박사@Caind2012 5 2



 
기사입력: 2012/05/02 [09:19]  최종편집: ⓒ kdsn.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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